수이(SUI) 코인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로 대량 입금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해당 지갑 주인이 누구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년 간 수이(SUI) 코인은 9500만 개 이상, 원화로 환산했을 때 1800억 원 규모가 업비트의 특정 지갑 주소로 유입됐다.

{지갑 주소 : 0x870afb9e6db12c5e2409fcb04c080046ea3697df5106525439bd75f1c6081203 수이비전에서 확인 가능)

국내 암호화폐 시장 규모로 볼 때 이 정도의 자금력을 가진 주체가 활동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수이의 경우는 통상적인 트랜잭션과 다른 특징들이 보인다.

# 반복적으로, 과감하게

해당 지갑은 세 곳으로부터 수이 코인을 정기적으로 받았다. 바이낸스, OKX, 빗썸이다. 코인이 유입되면 곧바로 업비트 내부 지갑으로 이동했다. 하루에 수 차례 유입된 사례도 있다.

블록미디어가 해당 기사를 작성하고 지갑 주소가 공개된 이후에는 수이 코입 유입이 중단된 상태다.

코인 유입 시점도 절묘하다. 수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 주요 거래소에 상장이 된 직후부터 유통량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에서 수이 가격은 2000 원에 시작해서 500 원까지 떨어졌다.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코인 유입은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갑자기 코인 유입량이 대폭 증가한다. 평소보다 더 큰 규모의 트랜잭션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들어 수이 코인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낸다. 가격 급등 전에 대량의 코인이 국내로 유입된 것. 타이밍을 어떻게 잡았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 수이와 루미웨이브

해당 지갑 소유자의 특이한 행동은 루미웨이브(LWA) 코인과 관련해서 더욱 두드러진다.

루미웨이브는 온버프에서 리브랜딩한 게임 관련 코인이다. 루비웨이브는 수이가 상장되기도 전인 2023년 3월에 제휴를 맺는다. 온버프는 업비트, 빗썸 등에 이미 상장이 돼 있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2023년 5월 수이 코인이 뒤늦게 상장한다.

수이와 루미웨이브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4월 수이가 프랑스 파리에서 베이스 캠프 행사를 할 때 참여한 한국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루미웨이브는 올해 5월 이더리움 기반에서 수이 블록체인으로 마이그래이션을 발표한다. 기존 코인(온버프)을 회수하고 수이 블록체인에서 새롭게 발행한 LWA로 교환한 것. 코인 이름도 이때 루미웨이브로 바꾼다.

# 루미웨이브 대량 유입

문제는 수이 9500만 개가 유입된 바로 그 주소로 LWA 코인이 대량으로 유입된 점이다. 루미웨이브의 코인 스왑이 완료되고 사흘 후인 2024년 5월 23일부터 해당 지갑으로 LWA 코인이 한 번에 수 백만 개씩 들어오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LWA 코인은 업비트 지갑으로 3500만 개 이상이 유입됐다. 블록미디어가 해당 사실을 보도한 이후 LWA 유입도 중단됐다.

LWA가 온버프라는 이름으로 상장 돼 있을 때 업비트에서 온버프는 원화 마켓이 아닌 비트코인 마켓에 있었다. LWA로 이름을 바꾼 후에도 해당 코인은 비트코인 마켓에서만 거래가 이뤄진다.

원화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비트코인 마켓으로 3500만 개의 코인을 보낸 이유가 불분명하다.

# 업비트 비트코인 마켓에서 뭘 하려 했나?

수이와 루미웨이브 사정에 정통한 누군가가 마이그래이션 이전부터 LWA(당시에는 온버프)에 투자를 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유동성이 낮은 업비트 비트코인 마켓으로 LWA를 밀어 넣은 이유가 쉽게 납득 가지 않는다. LWA는 빗썸에서는 원화마켓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수이 코인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지갑 소유자가 LWA를 업비트에서 BTC로 바꿔 유동화하려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수 있다.

업비트는 “문제의 지갑에서 이뤄진 수이 코인 트랜잭션은 트래블룰을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해당 지갑 소유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블록미디어는 수이 재단, 수이 블록체인 개발사 미스틴랩스, 루미웨이브 측에 관련 거래와 지갑에 대해 문의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다.